The Diary2012. 8. 18. 23:59

지금 나의 상황 - 아주 졸린데, 잠은 자기 싫은 상황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아린이 같은건가.. 녀석은 깨어 있는 동안 너무 에너제틱하고,

졸음이 몰려와도 놀고 싶어 발악을 하다가 결국 꿈나라로..ㅎ

나를 닮은 건가..아냐 걘 나랑 차원이 틀리게 동적으로 에너제틱해..

난 정적으로 에너제틱..

 

군대에 있을 때 휴가를 나오면 대학교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그랬는데..

그 시간이 참 행복했어..학생 때는 너무 일상적인 거라 소중하지 않고 지루했던 그 시간이

군대에 가고 나니 참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어..

과자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내가 군대에서는 왜 이렇게 군것질을 좋아했었는지... .

 

근데 아린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지금처럼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해..

그래서 졸음이 오는데도 이 시간이 너무나 아까워 이러고 있어..

그렇다고 어딜 혼자 나갈수 도 없고, 책 좀 읽고 졸음을 견디기 위해 글을 쓰고 있어.

 

아이는 너무도 이쁘지만, 그로 인해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게 왜 이리 아쉬운지..

최근에 깨달은 것처럼 난 정말로 그렇게 괜찬은 녀석, 아빠, 남편, 하나님 아들이 아니라는 것..

모가 그렇게 억울하고, 손해보기 싫어하는지..아이를 가지고 나서 내 한계가 바닥을 찍는 기분.

 

한 3주 전 주말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정말로 오랜만에 만나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아..정말 너무 행복했어.. 친구들 만나면 항상 유쾌하고 재미있었지만, 그날 따라 왜 이리 재밌던지

유진이가 아린이 보러 빨리 집에 가자고 해서 왔지만. 왜 이리 집에 가기가 싫던지..조금만 더 있고 싶은 마음

 

사람이 그런건지, 내가 그런건지, 옆에 그 소중한 것, 소중한 시간들이 널려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꼭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서야 그게 참 가치있고 소중한 것이었다는 걸 깨닫곤 해.

그게 아니면, 그 소중한 것의 가치, 의미 부여는 경제학의 원리 처럼 희소성으로 부여되는 건가?..

지금 나에게 가장 희소한 것이 더 소중한 것처럼 의미가 부여되는...

나만의 시간, 친구들과의 수다. 이건 지금 나에게 희소성이 있으니까..

 

어제 수퍼스타K4에서 선천적 병으로 인해 말을 할 수 없는 아이를 가진 격투기 아버지 사연이 있었어..

그 아버지에겐 내가 지금 하루에도 30번 넘게 아린이에게 듣는 '아빠'라는 그 말 한마디가 희소성이겠지.

그거 보면서 참 눈물이 나왔는데, 누군가에는 너무 소중하고 귀중하다 못해 눈물로 점철되는 순간들이 나에겐 일상이라는 사실..

너무 속상하다..   

 

아내가 방에 들어왔어.. 장모님 방에서 아린이 재우다가 옆에서 잠들었는데..막 깨서 들어오면서 신경질 내고 있어.

억울하다고, 자기도 책 읽고 그런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고 말하며, 이내 다시 쓰러져 자고 있어.

귀엽다. ㅎ

 

하루 하루 살아가는 이 시간들, 매 순간들이 모두 소중해.

우리가 몰라서, 또는 너무 풍부해서, 또는 너무 단조로워 지나치는 이 순간 순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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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적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