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ok2010. 10. 27. 22:51
지성에서영성으로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이어령 (열림원,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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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장길에 읽은 책, 처제 책을 빌려 조금씩 조금씩 읽다가 출장길에 다 읽었다. ㅋ
역시 출장은 책읽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음. 내용을 설명하면,,
아시다시피 지은이 이어령,
서울대 문학박사이자 평론가, 소설가, 수필가, 교수님, 초대 문화부 장관 등 그의 이력은 참으로 화려하다.
이쯤 되면 세상에서 굉장히 성공하고 명예까지 갖춘 말 그대로 지성인이시다.
그런 이어령님이 자기 딸의 고통을 통해서 종교를 가지게 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정말 지성인이구나 라는 생각
그가 책에서 뿜어내는 지식과 수식어구, 비유력, 논리력, 스토리텔링.., 정말 혀를 내둘렀다.
그래서 사실 책이 잘 안 읽혀지기도 했다. (현란한 비유력 때문에)
아직 온전히 하나님에게 가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책에도 역시 영성보다는 지성의 냄새가 내겐 물씬 풍긴다.

신앙을 갖기 이전에도 성경을 읽고 공부했다는 것에 놀랐고
그가 가진 해박한 지식과 말솜씨가 부러웠다.

사실 그가 가진 여러가지 조건 때문이라도 그가 기독교라는 종교를 갖기가 참으로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세상적으로 볼 때 성공한 사람이다, 게다가 명예라는 수식어를 달만하고
그가 가진 지식이나 문화예술적인 재능, 그리고 나이, 경험
이런 배경들을 볼때 그가 주님앞에 엎드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자기 딸의 고통과 시련은 그가 주님앞에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 역시 교회 다닌지 1년이 되었고 아직 세례마저 받지 않았으니 교수님보다 한참 멀었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전의 세상속의 진지한 고민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신앙생활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그런 자들에게 엎드릴 만한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닌지...

이어령 교수님의 딸 이민아 씨는 삶은 그런 면에서 극적이다.
그녀는 김한길(전 문화부정관 및 국회의원) 와 결혼 후 이혼했다....
(김한길님이 쓴 [눈뜨면 없어라] 에 이민아씨와 이혼 후에 적은 글이 나온다.
결혼생활 5년 동안 함께 지낸 시간이 절반 정도라고.. 왜냐면 둘다 성공을 위해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생활 5년만에 민아씨는 변호사가 되었고
김한길씨는 신문사 지사장이 되었다. 그리고 성공의 대가인 큰 집으로 이사한 한달 뒤에 
이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번 책에 소개된 대로 그녀는 아들의 죽음, 암투병과 실명의 위협을 신앙생활로 이겨낸다.

이런 딸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 이어령으로써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민아씨는 어떠했을까, 성공후에 오는 연속적인 시련과 고통으로 얼마나 아팠을까...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냐고 세상을 원망하고 하나님이란 분을 찾게 되지 않을까..
다른 건 몰라도 그녀만 치유된다면 하나님을 믿겠습니다라고 기도했던 교수님의 마음은
자식을 가진 모든 부모의 마음처럼 진실했을 것이다. 그 순간 만큼은 그 분앞에 엎드려 내가 죄인이라고
말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하나님을 알아가게 된 이야기로 지성에서 영성으로 라고 지었지만
사실 지성보다 부성..? 더 적절하지 않나 싶다.  영성에는 아직 온전히 나아가지 못했지만
그 무엇보다 자식의 고통앞에서는 모든지 내던질 수 있을 그런 부모의 마음은 충분했을 테니 말이다...
그 마음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의 마음과 감히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딸을 위한 부성이 ..어쩌면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해 십자가길을 택한 예수님의 영성과 참으로 닮지 않았냐 말이다...




Posted by 무적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