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ary2010. 9. 7. 13:30


저두 빅이슈 9월호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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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Homeless)란 ‘집 없는 부랑자’를 뜻한다. 우리나라에 홈리스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97년 IMF 외환위기 때부터. 그전까지 거리를 떠도는 부랑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IMF가 가져온 대량실업과 이로 인한 가정해체로 홈리스의 수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현재 추정되는 서울시 홈리스 수는 서울시 추산 3500명, 사회단체 추산 1만 명 정도. 물론 이는 잠정적인 수치일 뿐 부랑인 시설 수용자 및 미수용자들을 합할 경우 전국적으로 약 2만 명 이상의 홈리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한 장의 신문으로 하루 밤을 버틴다. 운 좋은 이들은 쪽방, 고시원, PC방을 거처로 삼고 사회단체에서 제공하는 무료급식으로 허기를 달랜다.

 

집과 돈이 없다는 것 외에도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미래와 희망을 꿈꿀 수 없다는 것. 그래서 홈리스를 호프리스(Hopeless).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라고도 한다.

 

홈리스가 파는 잡지, <빅이슈>

 

노숙자 출신 모델이 표지를 장식한

7,8월호 '빅이슈 코리아'

 

 

미래와 희망을 꿈꿀 수 없는 그들에게 동정과 자선이 아닌 자활의 의지를 불어 넣어주는 잡지가 탄생했다.

 

바로 지난 7월 5일 창간호를 발행한 <빅이슈 코리아>. <빅이슈 코리아>는 14년 동안 홈리스 자립을 지원해 온 비영리단체 ‘거리의 천사들’내 사업단으로 홈리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자립을 돕는 ‘사회적 매거진’이다.

 

단순한 잡지사가 아니라 홈리스의 가능성을 사회에 제공하는 회사인 만큼 잡지의 판매는 홈리스의 몫. 면접과 교육을 마친 15명의 홈리스는 창간호가 발간 된 날부터 서울 주요 지하철역 인근에서 잡지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술을 마시고 판매하지 않는다’ ‘하루 수익의 50% 이상은 저축한다’와 같은 ‘빅판(빅이슈 판매사원) 행동수칙 10가지’에 동의했다.

 

 

잡지한권의 가격은 3000원. 한권을 팔면 1600원, 판매금의 53%가 홈리스의 수입으로 돌아간다.

 

<빅이슈 코리아>의 모델은 1991년 창간한 <빅이슈> 영국판. ‘더 바디 샵(The Body shop)'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로딕과 존 버드가 창간한 대중문화잡지로 홈리스에게 일자리 제공과 자립의 계기를 주는 스트리트페이퍼(street paper)의 대표저널이다.

 

잡지발행을 통해 자체적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회적 혜택을 확장하는 것이 <빅이슈>의 발행 목표. 현재 영국‧호주‧일본‧남아프리카공화국‧대만 등 전 세계 9개국에서 독립적으로 발행되고 있으며 런던에서만 주간 약 14만부(ABC, 2009)가 팔리는 유력지이다.

 

<빅이슈 코리아>는 <빅이슈>의 시스템에 홈리스 자립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잡지 판매 권한에 더해 15일간 꾸준히 활동 한 ‘빅판’에게는 고시원을 제공해 주는 것. 자그마한 공간이지만 ‘주소지’가 생기면 다른 일자리도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배려 차원에서다. 6개월간 고시원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 할 경우 주거복지재단을 통해 임대주택에 입주할 기회도 주기로 했다.

 

 

읽고 싶어서 구매하는 잡지, <빅이슈>

 

<빅이슈 코리아>의 목표 중 하나는 ‘홈리스는 모두 게으르고 일할 의지가 없다’는 대중의 편견을 깨고 성실하고 친절하게 일하는 홈리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땅에서 홈리스는 ‘사회의 낙오자’로 인식 되고 있기 때문. 신분과 얼굴을 드러낸 채 매일 8시간씩 번화가에 서 있어야 하는 ‘빅판’은 대중의 따가운 시선과 편견에 싸워 이겨낸 사람들이다. 이들은 동정이나 구걸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당당하다.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 역시 결코 동정심에 호소할 생각은 없다. 직원과 여러 분야의 프로보노(재능기부자)들은 불쌍해서가 아니라 진정 읽고 싶어서 사는 잡지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창간호에 이은 8월호에는 홈리스 월드컵 소식 같은 ‘사회적 ’기사부터 특별한 영화관 가이드와 안젤리나 졸리 인터뷰 같은 ‘오락적’ 기사까지 골고루 담겨있다.

 

세계홈리스자립지원 신문잡지협회(ISNP)와의 콘텐츠 공유 협약으로 일반 매체에서 다루지 않는 세계 속의 사회적 약자들의 소소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홈리스가 직접 연애실패, 직장문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상담을 해주는 상담코너와 홈리스 출신 영어강사가 전하는 실용 영어코너는 인기 만발.

 

이와 더불어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 씨가 표지 편집장으로, 사막레이스 그랜드슬래머 김효정 씨가 홈리스 사막레이스 스포츠단 감독으로 재능기부에 나서 양질의 잡지로 거듭나고 있다.

글, 사진│위민기자 장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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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적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