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ary2011. 5. 12. 18:24

"어린 아이 같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
이것이 아린이의 한문 뜻에 내포된 성경 말씀이다.

어린 아이 같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아린이를 보면 먹고, 자고, 싸고, 울고 그러다 가끔씩 웃기도 하고...
나도 사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이기에..ㅋㅋ

그럼 모가 다를까..
나보다 아린이가 더 많이 울고 징징대는거?
하지만 아린이가 우는 것은 녀석의 표현수단이니까 내가 말을 해서 의사소통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럼 도대체 모가 다른건가... 
음...

녀석은 나보다 많이 솔직하다..
방구도 뀌고, 트림도 하고, 배고픈 걸 참지못해 우유달라고 고래고래 울어재끼고
잠을 못자고 뒤척이면 나 좀 편하게 재워달라고 또 울고 징징댄다..

부끄러움이라는 것이 아예 없고
이 모든것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당당하게 우리에게 요구한다..
그러면 우리는 녀석의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안아주고 전전긍긍해 한다...

태초의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기 전까지는 부끄러움이라는 것이 없었다고 했다.
우리가 부끄러워 하는 것들을, 남들에게 보이기 힘든 것들을
아린이는 꺼려하지 않는다...아린이는 부끄러움이라는 단어조차 모른다...
그래...그래서 넌 천국갈 자격이 있나 보다

나란 사람은 항상 부끄러움이란 것을 느끼고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약점을 들키는 것을 창피해 하고,
분노하고 마음속으로 나쁜 것을 상상하기도 하고,
자격지심이라는 것도 있다.
나는 지독히 진노의 자녀이고, 내 죄를 알기에 항상 하나님 앞에 부끄럽다...
이 것이 어쩌면 너와 나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아린이 너는 참으로 당당하다.
참으로 원초적이고 부끄러운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아 하면서
또 그것들을 우리보고 수용하고 인정하라고 하고,
더 나아가 다 치우고 심지어 달래 달라고까지 한다.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내가 안해주면 어쩔건데??? 그럼 아빠, 엄마가 아니겠지 ㅋㅋ

아이는 태어나서 3개월때까지 사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아주 희미하게 윤곽만 잡힐 뿐 온전히 자기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아서 겁이 없는건가? ㅋㅋ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 제대로 보지도 못하니
보이지 않아서 생기는 두려움이라는 게 나름 있을거 같다.

아린이는 제대로 보지 못하지만 분명 우리를 느끼고 있다.
엄마, 아빠라는 존재를 명확히 느끼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자기를 안아주고, 우유를 주고, 달래주고, 씻겨주고, 놀아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자기를 보살펴 주는 어떤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안보이지만 느끼고 있고,  자기의 부끄러운 것을 다 보여주고
온전히 우리에게 의지하고 있고, 한점의 망설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나는 그런가?...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지 못한다.
내 눈으로 내 앞에서 확인해야 안심이 되고
심지어 보이는 것도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조작된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하기도 한다.

...
...
나는 지금 하나님 앞에 서 있다.
그런데도 그 분이 내 눈 앞에 보이지 않아서 망설이고 있고
그 분의 진리가 옳다고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무언가 의구심을 한켠에 간직하고 있다. 

이게 내가 아린이보다 못나고 다른 점이며, 아린이가 천국에 갈 수 있는 이유다.

녀석은 부끄러워 하지 않으니까...의심하지 않으니까...
보이지 않는데도 온전히 믿고 의지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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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적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