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 Culture2009. 3. 21. 15:11


아내가 결혼했다 상세보기

 
현정씨에게 이 영화에 대해 들었었다. 결혼한 여자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남편에게 말하면서 그 사람과도 결혼을 하겠다고..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아내의 모습이 너무나 순수해서 전혀 이상하거나 불경스럽지 않았다고..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처음에 영화를 보지 않고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전혀 이해할 수도 없었고 화가 나기 까지 했다.

만약에 나와 결혼한 아내가 이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면, 영화 속 김주혁처럼 나 역시 피가 거꾸로 솟고 너무도 화가 나서 나 스스로를 감당할 수 없었으리라..

 

 Saudi의 휴일, 난 호텔방에 폐인처럼 있다가 출장 전에 다운받은 이 영화가 생각났다.

영화를 보고 나서 조금 이해가 갔다. 그 이해의 전제는 그 아내가 손예진이기 가능한 이야기다.

영화 속 그녀는 한 명의 남자와 더 결혼하겠다는 것을 빼놓고는 내가 그렇게도 바라던 이상형에 가까운 캐릭터이다. 일단 그녀는 예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용서하기엔 요즘 예쁜 여자는 많이 있다. 그녀는 대화가 통한다. 그녀의 생각들과 가치관은 나에게 새로움을 주며 그걸 머금은 나는 풍부해진 감수성과 의사소통으로 그녀에게 피드백을 준다. 말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말이 통한다는 것 그 이상의 일체감을 준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녀는 성을 즐길 줄 알며 남자가 바라는 성적 Fantasy가 무엇인지도 안다. 결혼 후에도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면 주말부부도 마다하지 않는 삶을 산다. 일을 통한 자아실현과 독립적인 경제력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라면 좋았을 것을 주말이면 집으로 돌아와 주중에 소홀했던 가정살림과 남편에 대한 애정을 완벽하게 복구시켜 놓는다. 아직도 남아 있다. 그녀는 나의 가족에게 잘한다. 그 살랑거리는 말솜씨와 부지런한 행동으로 내 가족, 내 친구들, 내 주변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나의 자존심을 세워주며, 이 여자와 결혼한 나란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 인간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이런 초울트라급 수퍼우먼을 어떤 남자가 놓치고 싶겠는가.

 

이 영화는 사실 꽤 위험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위험한 내용을 수퍼우먼의 설정으로 저런 여자라면 가능하지도 않겠냐는 설득력을 넌지시 준다.

그래 좋다. 하지만 저런 삶을 꿈꾸는 여자라면 먼저 영화속 주인아가 될 것을 당부한다.

Posted by 무적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