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ary2009. 3. 4. 02:40
오늘은 일을 끝내고 출장자, 법인장님과 동기 영환이, 이희율 부장님과 함께 근처 아이리쉬 빌리지에서 맥주를 마셨다.
그래서 난 지금 좀 취해있는 상태다..아주 기분이 좋을 정도이며...이 기분 그대로 잠이 들면 행복할 정도로..

맥주를 마시며 주고받는 소소한 이야기들..두바이가 좋은건 지금 이 출장이 좋은 건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기분으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분위기는 법인장님 이하 착하고 낙천적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환경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고마운 사람은 이 모든 중심에서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내 동기 영환이다.
그가 입사 후 1년 반이 지나 두바이 지역전문가로 가기 전까지 그와 친하지 못했다. 물론 그가 법인 나가고 유선상으로 또는 메일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했지만  그걸로는 몬가 미적했다.
이렇게 출장을 와서 그의 생활을 보고, 그가 말하는 것을 듣고, 그의 생각을 들으며 나는 사실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깨닫고 있다. 그는 사려깊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원활하게 일을 풀어갈지 아는 사람같다. 내가 내 편과 적이 구분되는 타입이라면
영환이는 절충하면서 자기가 취할 수 있는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어 갈 줄 아는 영리한 친구다. 상대방의 약점을 건들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타협해주고 그 틈을 통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의 현실,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끔 만든다.
그래서 그에겐 적은 있을 수가 없고,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그러한 가운데서도 절대 자신을 높이지 않는 겸손한 사람이다. 
사실 나의 고지식한 면 때문에 그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의 방식이 효율적이고 사람을 움직이게끔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의 모든 장점을 떠나, 나는 그가 내 동기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가 좋다.. 그가 내 동기여서 고맙고 행복하다..
드라마를 볼 때 나의 눈물코드는 어김없이 가족이나 형제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장면이다. 이상하리 만치 이 장면에서 나는 절로 눈물이 난다. 왜냐하면 가족은 나에게 언제나 Give & Take 가 아닌 전적으로 Give를 행하는, 나를 걱정하고, 내가 잘되기를 바라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동생과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때론 질투도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내 동생이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건 다른 이유가 없다. 그가 내 동생이고 내 가족이기 때문이다. 그가 아프면 나도 가슴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는 혈연의 감정이다.
이와 비슷하게 동기라는 관계는 묘하게 일체감, 소속감, 편안함을 준다. 동기에게는 다른 회사사람들과 차별되는 끈끈한 그 무언가가 있다. 그건 같이 회사를 입사했고 같은 처지에서 고생을 했다는 유대감이 더 쉽게 마음을 열고 공감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사회가 파벌, 혈연, 학벌, 연고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러한 감정적인 유대관계와 사슬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더 정이 가고 좋은 감정을 가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는 내 동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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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적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