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ary2009. 4. 9. 16:34

지겨운 하루하루라고 해야 하나, 행복한 하루하루라고 해야 하나.
월요일 휴가쓰고, 화요일 칼퇴하고, 수요일 칼퇴하고, 오늘도 칼퇴해서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킹크랩 먹고
출장 다녀와서 팀분위기도 좀 바뀐거 같고, 나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팀장도 요샌 왜 그런지 나한테 잘해주고
모 일도 없고, 이건 공무원보다 더한 거 같다. 웹서핑하고 이렇게 놀고 자빠졌는데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와주시고
때되면 해외출장으로 관광시켜 주시고 참 좋은 직장이다.
아무생각없이 보람이나 열정따위를 생각하지 않는 조용히 하루하루 보내길 바라는 인간이라면 내가 많이도 부러울 듯하다.
이런 삶이 참으로도 싫었는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해야 하나. 이제 날 귀찮게만 안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 Process의 Bottleneck과 부조리들이 보이는데도 이젠 내가 고래고래 외쳐바야 개선은 커녕 나의 적들로 가득 찰테니
더 이상 나서고 싶지도 소리내고 싶지도 않다. 이럼 안되는 걸 알면서도 눈치보고 침묵하는 인간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변명거리는 있다. 그렇게 나서면 자기들이 감내하고 당할 고통을 알기에

'가슴두근거리는 삶을 살아라.' 책이 배달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전혀 가슴두근거리지 않는 이 삶이 달라질 수 있을까..
책에 소개된 소스 프로그램을 실천하면 활기차게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나의 모습을 언젠간 찾을수 있을까.

무료한 오후 2시에 삭막한 사무실과 빌딩을 벗어나 앞 동네 여의도 공원을 미현이하고 걸었다.
날씨는 대박이고 선남선녀 커플들이 나들이을 나왔다. 나를 찾는 이 없을테고 남들은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와 전화와
씨름할 시간에 이렇게 한가로이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 기분. 나쁘지 않다.
내일은 자전거를 탈까, 아예 돗자리를 가져와 잠을 잘까.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연습을 할까.
이렇게 할 수 있는 나의 상황을 나는 좋아해야 하는걸까...슬퍼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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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적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