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ary2013. 4. 15. 18:18

 

 

광부통신 : 사랑 Two


2011년의 첫 주일(1월 2일) 마태복음 7장 말씀에서 하나님을 믿겠다고 기도하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후 저는 학습교인으로 6개월 과정을 거쳐 10월 30일 세례를 받았습니다.

로마서 7장에서 너무나 나약하고 죄스러운 저의 모습을 발견했고, 내 남은 삶을 주님께 의지하며 세상에서 손해보는 삶을 살겠노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이후 서서히 영적 침체기에 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정에서는 양육과 관련해서 저의 한계를 여실히 느꼈고, 회사에서는 좀 더 인정받고 싶고, 억울한 것을 참지 못하는 저의 못난 모습에 직면했습니다.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면 지난 한 주의 내 못나고 죄스런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 못했습니다. 저는 애초에 손해를 보며 사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제가 세상에서 손해보는 삶을 살겠다고 했으니 그 목표와 지향점이 너무 높았던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오래된 고민입니다. ‘하나님을 믿습니다’라고 처음 고백한 순간부터 제 머리 속에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의 마음도 함께 있었습니다. 너무나 연약하고 유혹에 흔들리는 죄인인 내가 그것도 온전하지도 못한 세상 속에서 말씀대로 살라고 하시니... 그게 가능이나 한 것인지, 지킬 수 없는 것을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는 제 자신을 계속 미워하라는 것인지... 세상에 속하되 세상에 속하지 말라는 말이 도대체 말이나 되는 건지.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것이 세상에서 가능한 것인지. 계속해서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요구하시는데, 더 높은 영적 상태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가혹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온전하신 하나님을 좋아하고, 그 분의 말씀대로 살고 싶으나 이 세상 속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십니다. 저의 기질적인 문제와 또 주변 상황 속에서 순간 순간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내 실망합니다. 내가 그렇지. 역시 난 죄인이구나... 이런 나에게 도대체 구원이 있을까?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우리 자신을 내어주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상대를 위해 내가 가진 것들을 모두 포기하고 손해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기꺼이 희생을 감수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랑이 너무나 값지고 소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기 마음과 물질을 함께 내어주는 것, 부모가 자기 아이를 위해 기꺼히 모든 시간과 정성을 쏟는 것, 이 모두가 사랑이 주는 힘입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예수님을 향한 사랑입니다. 저는 진실로 아직까지 그 분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완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리신 그 무지막지한 사랑에 감격하면서도, 저는 세례 이전이나 이후나 달라진 것이 사실은 하나도 없습니다. 진노의 하나님을 무서워하다,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매순간 나를 숨쉬게 하는 공기라는 것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살아가듯이.

 

사랑은 ‘사랑할거야’라는 의지로 단숨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운명적인 사랑의 불꽃도 있지만 그 일시적인 이끌림 이후에 그 사람과 함께 이야기하며, 그 사람의 행동을 보며, 그 사람이 나에게 주는 감정을 느끼며, 어려운 과정을 함께하는 가운데 그 사람의 진실함과 가치관을 믿게 되고, 비로소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됩니다.

 

저에게도 예수님을 알아가는 사랑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세상에서 너무나 속상하고 힘들 때 제 존재를 뒤흔드는 운명적인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이제 그 분을 알아가며 그리고 그 분을 향한 마음이 내 안에서 완전한 믿음으로 자라 정말로 마음을 다해 사랑하게 될 때. 그래서 더 이상 세상의 것들이 나에게 소중하지 않게 되는 순간 저는 죄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세상에서의 손해가 더 이상 손해가 아닌 것이 됩니다.

 

그 사랑의 길에 가족과, 교회가, 말씀에, 성령이 함께 있길 기도합니다.

2013.4.20

김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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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ary2013. 3. 29. 08:42

아린이

아린이에게는 우선순위라는 게 있다.

우선순위는 아린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최우선 순위가 있으면 후순위는 인정조차 받지 못한다

있으나 마나한 존재..그게 아린이의 우선순위다..

 

집에서 당연 할머니이다. 그리고 그 뒤로 바짝 엄마가 따라온다.

나는 엄마가 격차가 상당이 나지만 그래도 집에선 처제와 할아버지를 제치고 당연 랭킹 3위다.

 

할머니와 엄마가 있으면 아린이는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그 두분이 없다면 아린이는 나를 최우선순위로 보고 얘기도 하고 말도 걸어준다.

물론 이 우선순위는 아린이와 함께 한 절대적 시간에 정확히 비례해서 순위화 된다.

 

어제 모처럼 시간이 되어 어린이집에 아린이를 찾으러 갔다. 할머니 대신에 내가 간다고 하고

아린이를 맞으러 갔다. 할머니와 같이 가면 내 우선순위를 뺏기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문을 두드리고 '아린아. 아빠 왔다. 집에 가자' 했다.

아린이는 나를 보고 놀라고 즐거워하며 선생님에게 아빠가 자기를 데리고 왔다고 자랑을 했다

아린이 친구 연서와 서연이는 옆에서 나와 아린이를 번갈아 보며 부러워 하는 눈치였고.

몬가 뿌듯한 느낌.

아린이 옷을 입히고 어린이집을 나서는 기분과 발걸음 아주 상쾌했다.

쫑알쫑알 아린이는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아빠 새가 날아다닌다.' '이빠 우리 어디가?' '아빠 연서랑 서연이랑 잘 놀았어'

'아빠 할머니는 안왔네. 엄마는 어딨어?' '아빠 록이버스 타고 갈거야?'

나에게 이런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이 있음에 갑자기 마음이 울컥 한다

만 3개월부터 지금까지 이 어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엄마, 아빠 없음에도 잘 다녀주고 있음에

감사하고 왠지 미안해진다.

그리고 우리는 다정히 버스를 탔고 전세를 낸 마냥 이야기하고 노래 부르며 집에 왔다.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모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ㅋ

 

하지만 나의 이 영광스러운 시간도 잠시다.

할머니가 오고, 집에서 버블버블 애니를 보는 아린이는 내가 곁에 가서 장난치려 하면

아주 귀찮아 하며 '아빠 저리가' 라고 화내며 나를 밀어낸다.ㅠ

 

우선순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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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ary2013. 3. 12. 11:21

과장 승진

축하할 일이다. 기뻐할 일이다.

실장님과 경영관리팀장는 이야기했다. 자기는 과장 승진 했을 때가 가장 좋았다고...

그 때 부터는 명실공히 간부급에 속하는 거니까..

 

나는 이번 승진의 감회가 그렇지 않다.

물론 안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냥 누락되지 않고 제 때에 진급이 되어서 다행이다 정도

오히려 대리 진급할 때가 훨씬 좋았다. 이제 회사 내에서 나를 누구누구 씨에서 대리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러주는게 너무 듣기 좋았다.

 

그리고 한동안 회사 생활이라는 것을 하면서 과장이라는 직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 때부터는 능력과 실력 뿐 아니라 사내 정치라는 것을 해야 하고, 조직 내 역학관계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나는 과장이 그런 직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력으로 과장까지는 진급할 수있어도 그 이상은 힘들 것으로 오래전에 결론을 내렸다.

내가 회사생활에 그리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내 한계를 규정지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는 힘들다. 그렇게 기쁘지도 않고, 회사 생활 2년마다 찾아 오는 고비가

나에게 다시 찾아온 느낌이다. 제길 바로 이 승진한 시점에 말이다.

이제 얼마 안남았고, 앞으로의 2년보다 지난 2년이 더 좋았던 것일 거라는 막연한 우울질 증상이 생긴다.

 

그리고 다시금 어제 내가 세례 이전이나 세례 이후나 변한 건 없는 욕심많은 악인이다.

여전히 내 것을 내려놓질 못하고, 하나님 나라에 필요없는 욕심과 재물들을 탐내는 놈이구나.

그런데 이제는 그럼 안되는 걸 알면서도 달라지지 않았구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내 주변에 그런 악인이 보이면 나 역시 실상은 다르지 않은 놈이구나.

행동에 옮기지 못할 뿐이지 나 역시 그렇게 내가 싫어하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영위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변하지 않는 나를

구제불능인 나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많이 달라졌을 꺼라고 생각했던 내가 이리도 변하지 않아 한심해 보이는 지경이니 어찌 해야 할까

 

어떻게 세상에 속하되 세상에 속하지 않는 것처럼 살 수 있을까

어떻게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을까.

 

온전한 하나님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이 더러운 세상 에서 이 더러운 육신으로 온전함을 꿈꾸며 흔들림없이 정진할 수 있을까.

 

201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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