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ary2010. 11. 16. 14:22
daddy
daddy by inajeep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 보내며

1978년 11월 10일 늦가을, 너는 세상에서 태어나 아버지, 어머니와 아주 소중한 영원히 변할 수 없는 인연이 시작되었지.
어린 시절 별로 가진 것은 없었지만 하루하루 자라는 너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무척이나 행복했었지
그러던 어는 날 1978년 08월 31일날 채 돌이 안된 너를 두고 먼 타국으로 떠나는 아비의 마음은 너무나 가슴이 아팠단다.
비록 일년이란 세월이었지만 가지고 난 너의 사진을 보며 그리워서 눈물짖든 날들은 너무나 긴 시간이었지. 생각해보니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그 때 아버지보다 더 성장한 청년이 되어 떠난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 구석이 텅 비어 버린 거 
같아 너무나 허전하구나. 그 옛날 아빠가 귀국하던 날 평소에 아무에게도 잘 안기지 않던 그 어린 아이가 아빠를 알아보았는지
덥석 안기든 순간 그 어린 아이도 말은 못하지만 1년 동안 아빠가 그리워서 많이 외로웠고 또 보고 싶지 않았냐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너는 착하고 똑똑하고 참 공부도 잘했지. 유치원 국민학교 중학교 상이란 상은 안타온 것이 없이 우수한 학생이었어.
그때 아버지의 마음은 정말 기뻤어,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 때 칭찬도 많이 해줬어야 했는데 어린 마음에
많이 서운했을거야. 자식욕심 많은 아버지는 칭찬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을까 염려가 컸던거지. 그러나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대로 많은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왔어. 아버지의 유년기 시절은 너가 상상할 수 없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태어나서 아버지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아버지라 한 번 불러보지 못했지. 내가 그런 어린 시절 가진 것 하나없이 무작정 상경한 것은 내가 아니면 내 가정을 일으킬 수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지. 아버지는 공부를 하고 싶었어. 그래서 성공하여 내 부모 형제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 목표였지. 하지만 서울이란 곳은 내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그리 만만하지가 않았어. 배고픔을 참고 책을 사고 생활전선에서
틈틈히 시간을 내어 정말 열심히 했어. 하지만 먹고 사는 것이 시급했고....
이제 지나간 이야기가 되고 말았지만 나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직 가슴에 사무친 한으로 남아 있지. 그 험한 세상에 보고 싶은 부모 형제 고향이 그리워 외로움과 배고픔에 몸부림치며 살아남기 위해 헤매다가 너의 어머니를 만났지. 그리고 너가 태어나서 아버지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어. 그리고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들을 통해 이루려고 했던 거지.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강하게 키우고 엄하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는데 말이야. 자식의 인생은 자식의 것이고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 것을...
너의 대학생활 그리고 군생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찌 글로 다 할수 있을까. 영원히 가슴속에 묻어두고 가끔씩 끄집어 보아야겠지. 이제 내가 할 일도 그리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지 않고 ...   사람들은 나를 두고 너무 강직하다고 하지. 하지만 나의 가슴은 사랑도 많고 눈물도 많고 정도 많은 나 스스로는 너무 나약한 존재일 뿐인데. 나는 이제 욕심없다. 다만 내 자식이 건강하고 형제간에 우애있게 잘 살아주었으면 하는 욕심까지는 버리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아들 잘 살아주기를 기대하면서 부디 행복하여라..

2010년 04월 30일
아버지 김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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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적미소